세상이 이전보다 복잡해지다보니 이제는 하나의 제품이 시장에 나가기까지 혼자만의 노력으로는 잘 되지 않습니다. 기업간 협력구도 역시 느슨하게 엮인 분산형태로 가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습니다.

생태계, 또는 에코시스템이라 일컬어지는 단어를 들여다보면 공동으로 가치를 만들고, 같이 나누어 갖는 요즘의 비즈니스 환경을 잘 설명하고 있습니다. 이른바 공동 혁신의 시대가 된 것이죠.

그런데 이러한 공동 혁신은 좋기만 한 것일까요. 분명 숨겨진 리스크가 있습니다. 의존 리스크라고 통칭할 수 있는 데, 내가 직접 하는 것이 더 빠를 수도 있는 데 다른 사람이 해주길 기다리다보면 예정된 목표대로 가기 어려운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때로는 이러한 의존을 기존의 기득권, 즉 레거시에 과도하게 함으로서 신규 사업의 불안요소를 키우기도 합니다. 대체 불가능하고 유일한 (레거시) 협력자에 의존하는 방식은 경험이 적은 사업가들이 자주 저지르는 실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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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제품을 최종 고객이 수용하도록 비즈니스모델을 구상함에 있어 공동 혁신이 꼭 필요할 수 있습니다. 보통은 고객 이전에 중간에 있는 누군가가 제품을 수용해 주어야 하는 경우인데요. 예를 들면 제품의 유지보수나 AS를 해줄 수 있는 협력자, 고객이 어떤 제품을 쓸 지 결정하는 전문가 집단 (의사, 회계 전문가 등) 이 이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일반적인 유통망도 그것이 제품의 고객 수용 과정에서 중간에 턱 버티고 있어서, 도저히 우회하기 어려운 경우 마찬가지가 됩니다.

론애드너의 저서인 ‘혁신은 천개의 가닥으로 이어져있다’를 보면 공동 혁신의 위험을 관리하기 위한 방법 중 하나로 ‘혁신모델의 수용 사슬 잉여도’라는 이름이 다소 어려운 접근법이 소개 됩니다. 요지는 제품이 고객에게 수용되기까지의 과정에 있는 모든 협력자와 최종 고객이 이 제품으로 인해 얻는 가치가 비용보다 높아야만 사업 성공이 가능해진다는 것입니다.

단 한군데라도 비용이 더 높아서 ‘가치 빼기 비용’이 (-)의 값을 가질 경우 공동 혁신의 방법을 변경해서 전체적으로 (+)의 값으로 만들라는 제언을 합니다. A가 (+)10의 가치를 느끼고, B가 (-)1의 가치를 느낀다면 이를 조정하여 A가 (+)5, B가 (+)1의 가치를 느끼도록 하는 게 훨씬 낫다는 접근입니다.

나의 제품이 최종 고객에게 수용되기 위해 협력해야 하는 모든 이들이 조금씩이라도 가치를 가져갈 수 있도록 세심하게 배려해야 하는 것, 이것이 공동혁신을 위험이 아닌 기회로 만드는 현명한 방법이겠습니다.

(이미지 출처:  http://bit.ly/18mi9KX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