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기업들은 자신이 만드는 것을 결국 소비자가 원할 것이라는 흔들리지 않는 믿음에서 출발합니다. 하지만 제품을 시장에 내놓았을 때 소비자의 반응은 예상외인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고객이 원하는 지 아닌지를 마지막 단계에서 확인하면 너무 늦습니다. 비용과 시간, 구성원들의 사기 등에서 큰 손해를 보게 되죠.

 

그래서 큰 기업들은 많은 돈을 들여 다양한 소비자 조사를 진행합니다. 두 눈을 가리고 시장에 뛰어드는 위험은 줄여줄 수 있지만 여기에 너무 많은 기대는 하지 말아야 합니다. 넛지(nudge)에 의해 실무자의 의도대로 왜곡될 수도 있고, 모집단이 잘못될 수도 있고, 충분한 이해가 결여될 수도 있고, 조사시의 소비자가 느끼는 제품 perception과 나중에 실제 제품에 차이가 날 수 있고, 어차피 소비자의 무의식까지는 알지도 못합니다. 자칫하면 잘못된 방향에 대한 기업 내부의 자기확신만 강화되는 오류에 빠질 수 있습니다.

 

아래는 이러한 소비자조사의 한계점을 언급한 인터뷰 글입니다.

– ‘시장조사에 엄청난 자원을 쏟아부어도 신제품의 80%는 실패한다. 척도화된 설문조사 같은 정량적 방법이나 포커스그룹 인터뷰 같은 낡은 정성적 조사방법으로 알아낼 수 있는 소비자 욕구는 5% 밖에 안되기 때문이다’ (제럴드 잘트먼 하버드교수 매경 인터뷰 중)

 

– ‘제품을 구매할 의사가 있다고 답변이 나오면 제품 기획자, 마케팅 담당자, CEO 모두가 흡족해 한다. 바로 이 부분에서 문제가 발생한다.’ (이정훈 베인&컴퍼니 CEO 매경 인터뷰 중)

Shoes and a Latte

(이미지 소유자: A.K. Photography at 플리커)

 

그래서 요즘에 많이 뜨고 있는 것이 고객 관찰법입니다. 시중에 ‘관찰의힘’이라는 책도 베스트셀러죠. 사실 이는 전혀 새로운 개념은 아니고 비교문화인류 분야에서 오래 전부터 사용되던 것입니다. 말이 안 통하는 이방인의 문화와 생각을 관찰하고 비교하는 것이지요. 요즘처럼 소비자의 머리속을 점점 더 알기 힘들어지는 시대에는 기업 입장에서도 쓸모가 많아진 것입니다.

 

고객 스스로 잘 인지하지 못하거나, 인지는 하지만 그냥 감내해버리는 고충을 찾아내기 위해서입니다. 비디오카메라나 사진을 찍으며 열심히 잠재 고객을 관찰함으로서 어느 순간 고객의 문제에 대한 통찰에 이릅니다. 하루 동안 자신이 고객 입장이 되어 살아보기 같은 방법을 쓰는 것도 좋습니다.

 

고객의 근처에서 관찰하다가, 고객과 손잡고 다니고, 어느 순간 고객의 눈으로 본질을 깨닫게 되는 것.

 

이것이 고객의 안경을 쓰고, 고객의 신발을 신은 채로 고객의 문제를 파악하는 방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