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기업을 이끄는 최고 경영자 CEO의 어깨는 항상 무겁습니다. 가족, 직원부터 책임져야 할 사람들이 많은 반면 시장에서의 경쟁은 줄어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새로 내놓은 고객이 환호할 것이라 생각했던 제품의 반응도 전혀 없는 답답한 상황 한 가운데에서 어려운 경영 의사결정들이 책상위에 산적해 있죠. 겉으로 보기에는 가장 많은 권한을 가진 것 같지만 실제로는 투자자, 고객, 직원의 눈치를 봐야 하고 어려운 최종 의사결정을 남에게 미룰 수도 없고, 마지막으로 월급을 가져가는 존재인 것이 CEO입니다. 종종 선생님이나 터놓고 상담을 하는 코치들이 CEO에게 필요한 이유이기도 합니다.
이러한 CEO들은 단순한 관리자로서 역할 이상을 벗어나야 회사를 성장시킬 수 있습니다. 그래서 그 많은 리더십 교육과 비즈니스 네트웍을 넓히기 위한 조찬 포럼, 최고 경영자과정, 주말 골프 모임들이 지금 이시간에도 열리고 있는 것일텐데요. 인맥, 비즈니스 네트웍과 연결되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이를 전제한 상태에서 과연 그것으로 충분할 지 생각해 보려 합니다. 기업이 가치를 파는 것이고 결국 이 가치를 이용하는 고객에게 충분한 가치가 있느냐가 장기적인 성공을 좌우합니다.
단순한 성공을 논하기 이전에 기업의 목적을 바로 세우는 길이기도 합니다. 잠재적인 구매자와 연결되기 위한 비즈니스 네트웍 활동은 단기적인 성과를 만들 수 있지만, 결국 장기적으로도 그 관계가 유지되려면 시장에서 가치가 있는 것을 찾아야 합니다. 더불어 다른 경쟁자들이 미처 보지 못한 곳을 볼 수 있어야 합니다.
곧 CEO, 최고 경영자는 전략가가 되어야 합니다. 그것도 시장을 중심으로 전략을 수립하는 아웃사이드인(Outside-In) 전략가가 되어야 합니다.
하버드 비즈니스스쿨에서 인기리에 전략 강의를 맡고 있는 신시아몽고메리 교수는 전략이 특정 부서의 직무로 국한되어야 할 내용이 아니고 CEO 자신이 지속적으로 전략을 세우고 실행할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그리고 전략이란 기업의 목적에서 출발합니다. 수익창출을 위한 사업적 가치에 전략의 일순위가 있는 것이 아니고 기업의 존재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것에 전략의 핵심이 있다는 말은 매우 의미심장하다고 하겠습니다.
전략의 근원적 의미 – ‘전략은 당신의 기업이 앞으로 무엇이 될 것인지에 대한 선택에서 시작된다. 즉 가장 근원적인 의미에서 기업이 세상에 무엇을 안겨줄 것인지, 기업이 왜 중요해질 것인지를 선택하는 것에서부터 전략이 시작된다고 할 수 있다. ..이런 선택들은 기업이 행하는 모든 일의 방향을 정해주고 의미를 부여한다. 만약 이 같은 분명한 목적이 없을 경우 기업과 리더는 쉽지만 잘못된 일에 뛰어들게 될 뿐만 아니라 힘들지만 옳은 일을 할 수 있는 기회를 놓치게 될 것이다’ (서문중)
전략은 여정 – ‘실제로 전략을 만드는 과정은 그날 그날의 경영으로부터 분리되기가 쉽다. 리더가 할 일은 한차례 전략을 생각해내거나 컨설팅업체에 전략수립 작업을 맡기고 그 전략이 훌륭한 지 확인하는 것 뿐이다. … 전략은 해결되고 조정되어야 할 문제가 아니다. 그것은 하나의 여정이다. 전략은 간헐적이 아니 지속적인 리더십을 필요로 한다. 한마디로 전략가를 필요로 하는 것이다.’ (p.32) – 당신은 전략가입니까. (리더스북, 신시아 A. 몽고메리)
만약 한 기업의 CEO에게 왜 현재 사업을 하고 있느냐고 질문하면 “단지 돈을 벌기 위해 한다”라고 하는 분은 별로 없습니다. 또는 그렇게 말하는 분조차도 현재 돈을 벌어서 다음에 사회적으로 가치있는 어떤 일을 하고 싶다라는 소망을 피력합니다. 하지만 어느 순간 자신의 모습을 돌아보면 통장잔고에 더 신경쓰고 노심초사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돈버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영리기업과, 사회적 가치를 위해 영리적 수단의 상당 부분을 포기하기도 하는 사회적기업 사이에서 선택해야 한다는 것 자체가 넌센스입니다.
시장과 고객을 바라보고 필요한 가치를 창출하고 이것이 제대로 인정받으면 수익은 돌아오게 됩니다. 고객의 문제 해결에 사회적인 가치가 담겨있을 수도 있습니다. 이는 기업의 목적과 고객의 문제(Why)를 하나로 정렬하고 이로부터 출발한 기업의 사명을 찾아 구체적인 제품/서비스(What)를 구상하고, 수익모델을 구성 및 협력자 모색/공감과 판매 등 (How)을 모색하는 아웃사이드인 전략 관점을 필요로 합니다.
성공적인 기업들 – ‘성공적인 기업들은 인사이드 아웃 방식이 아니라 아웃사이드 인 방식으로 전략에 접근한다. 다시 말해 이 기업들은 자사의 내부적 상황에 중점을 두고 전략을 수립한 다음 그 전략에 맞춰 시장을 공략하는 것이 아니라 시장 상황을 고려해 전략을 수립한다.’ (p.16) – 아웃사이드인전략 중 (와이즈베리 출판, 조지데이, 크리스무어먼 지음)
이러한 아웃사이드인 전략의 핵심은 내가 가진 것에 집착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기업을 만든 목적과 시장이 원하는 것에 집중하는 것입니다. 이것은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닙니다. 사람은 주변에 있는 사물을 이용하여 문제를 풀도록 도구적 사고가 내면화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생각의 단초는 기술이나 인력, 아이디어 등 내가 가진 것에서 비롯될 수도 있겠지만 멀리 고객의 관점까지 다녀와서도 그것이 의미있는 것이 되어야 만 첫 단추를 제대로 꿴 것입니다. 이미 잘못 단추를 꿰어 놓은 상태라 하더라도 너무 늦지만 않다면 항상 사업이란 재조정의 타이밍을 통해 전환할 수 있습니다.
현재 지금 하고 있는 일이 그냥 내가 해보기 쉬워서 하는 것인지, 고객의 중요한 문제를 인식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하고 있는 것인지 잠시 생각해 보시기 바랍니다.
조지데이는 저술한 아웃사이드인 전략 중 시장통찰력과 테스코의 변신과 관련된 아래 내용은 경쟁업체를 넘어서는 참신한 전략에 고객으로부터 시작한 전략 수립이 필요함을 역설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테스코는 해당 접근 방식을 통해 성공적인 기업의 변화를 이끌어 냈습니다.
시장 통찰력 – ‘가장 가치있는 시장통찰력은 (1) 관리자들이 보고 싶어 하는 것, 혹은 볼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는 것 뿐만 아니라 시장의 현실을 정확하게 반영해야 한다. (2) 새로운 전략을 개발하거나 기존 전략을 개선할 수 있도록 조직 전체를 집결시키고 격려할 잠재력을 갖고 있어야 하며 실제로 행동을 취하는 데 도움이 돼야 한다. (3) 경쟁업체가 미처 깨닫지 못했거나 이해하지 못한 것이어야 한다. (4) 참신한 방식으로 전략에 영향을 미쳐야 한다.’ (p.30)
테스코의 변신 – ‘리히가 제시한 방안에는 다음과 같은 세 가지 메시지가 담겨 있었다. 첫번째 메시지는 테스코가 시장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먼저 세인즈베리를 더 이상 모방하지 말고 세인즈베리와 다른 길을 찾아야 한다는 것이었다. 다시 말해 테스코가 세인즈베리의 가치제안을 더 이상 뒤쫓지 말고 자사만의 새로운 가치제안을 찾아야 한다는 뜻이었다. 두번째 메시지는 조직 전반에서 그리고 모든 차원에서 고객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는 것이었다. 세번째 메시지는 테스코가 무엇을 할 수 있는 지가 아니라 테스코의 고객이 무엇을 가치있게 여기는 지를 기준으로 소매전략을 수립하고 해당 상품을 구비하라는 것이었다.’ (p.47)
– 아웃사이드인전략 중 (와이즈베리 출판, 조지데이, 크리스무어먼 지음)
이제 CEO는 아웃사이드인 전략가가 되어야 합니다. 전략이란 기업의 목적과 고객을 하나로 맞추는 데에서 출발합니다. 지갑을 열어주는 도구적인 대상으로서의 고객이 아닌 문제 해결을 원하는 온정적 도움의 대상으로서의 고객을 발견하고 이에 기업의 큰 전략과 비즈니스모델 등을 맞추어 나가는 것이 아웃사이드인 전략가로서 CEO가 성장해야 하는 이유가 됩니다.
마지막으로 신시아 몽고메리 교수가 이야기하는 전략의 핵심에 대한 내용을 인용하며 글을 마무리 하고자 합니다.
전략의 핵심 – ‘기업 대표들은 흔히 전략의 핵심이 경쟁 기업들을 물리치는 것이라 생각하지만 전략의 핵심은 그런 것이 아니다. 전략은 충족되지 않은 요구를 만족시키는 것, 그리고 특별한 무언가 또는 이해관계자들에게 특별하게 좋은 무언가를 하는 것에 관한 것이다. 물론 경쟁기업들을 물리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것은 그 요구를 찾고 충족시킨 결과이지 목표는 아니다. 목적의 힘과 그것이 기업에서 야기하는 차이를 생각해 보라.’ (p94-95)
– 당신은 전략가입니까. (리더스북, 신시아 A. 몽고메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