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이나 신사업을 기획할 때 우리는 종종 “시장이 얼마나 큰가?”라는 질문에 직면하게 됩니다.

목표 시장 추정이란 단순히 투자자를 설득하기 위해 장표에 그럴듯한 숫자를 기입하는 행위가 결코 아닙니다.

이는 우리가 가진 비즈니스 모델이 실제로 판매 가능한 시장의 크기를 지니고 있는지, 즉 ‘생존과 성장의 잠재력’을 스스로 검증하기 위해 반드시 거쳐야 하는 실무적 과정입니다.

무엇보다 이 과정은 명확한 ‘고객’과 그들이 겪고 있는 ‘문제’를 정의한 비즈니스 모델이 선행되어야만 비로소 그 실체가 선명하게 파악될 수 있습니다.

목표 시장 추정

여기서 한 가지 비판적인 질문을 던져보겠습니다. 시장은 과연 크기만 하다고 좋은 것일까요? 기본적인 전제로는 ‘그렇다’입니다. 하지만 그 거대한 크기가 불명확한 경계와 모호한 정의 때문에 부풀려진 것이라면, 이는 오히려 비즈니스의 초점을 흐리는 역효과를 낳습니다. 시장의 정의는 누구보다 ‘명확’해야 하며, 그 명확하고 단단한 기준 위에서 큰 시장일 때 비로소 좋은 시장이라 할 수 있습니다.

더불어 우리가 간과하지 말아야 할 핵심은, 시장 정의 자체가 매우 ‘임의적(Arbitrary)’이라는 사실입니다.

하나의 거대한 시장도 우리의 관점에 따라 얼마든지 잘게 세분화할 수 있고, 반대로 두 개 이상의 이질적인 시장을 융합하여 하나의 새로운 시장으로 묶어낼 수도 있습니다.

즉, 동일한 사업 아이템이라 할지라도 ‘내가 진입할 시장을 어떤 시장으로 정의할 것인가’에 대한 치열한 고민이 선행되어야 합니다. 이 최초의 잣대에 따라 향후 우리의 모든 시장 접근 전략이 완전히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이렇게 정의된 시장의 규모를 추정하는 방식은 크게 ‘탑 다운(TOP DOWN)’과 ‘보텀 업(BOTTOM UP)’ 두 가지 접근법으로 나눌 수 있으며, 이 둘은 각기 다른 시각을 제공합니다.

시장 추정의 두가지 방법 Top Down / Bottom Up

이해를 돕기 위해 두 가지 방식을 표로 비교해 보겠습니다.

구분 탑 다운 (TOP DOWN) 보텀 업 (BOTTOM UP)
추정 방향 제품 카테고리 차원에서 연역적으로 시장 규모 추정 제품이 팔릴 시장 데이터를 귀납적으로 반영하여 추정
데이터 소스 시장 분석 자료 (Secondary Report), 통계청 데이터 등 토대로 조사 및 정리 비즈니스 모델 수립, 타겟 고객층 인터뷰/설문 등 통한 모수 기반 가설 검증
적용 예시 “국내 음식 배달 서비스의 전체 시장규모는 O조 원임” “서울 지역 3,000여 맛집 대상 음식 배달 대행 시장 규모는 O천억 원임”

탑 다운 방식은 시장의 거시적인 숲을 보여주지만, 자칫 “이 20조 원 시장에서 우리가 단 1%만 점유해도 2천억 원이다”라는 근거 없는 ‘1%의 함정’에 빠지기 쉽다는 점을 경계해야 합니다.

반면 보텀 업 방식은 철저히 우리의 생산 능력(Capacity)과 실제 확보 가능한 고객의 숫자에서 출발하기 때문에 훨씬 구체적이고 실체적인 타겟팅을 가능하게 합니다.

흥미롭게도 이러한 귀납적, 상향식 사고의 훈련을 위해 우리는 ‘페르미 추정(Fermi Estimate)’이라는 매우 강력한 사고 실험 도구를 활용할 수 있습니다.

페르미 추정 (Fermi Estimate) 이란?
귀납적 사고의 일종으로, 논리적 과정에 문제가 없으면 거대한 가설 검증 없이도 큰 틀에서는 정답에 도달할 것으로 기대하는 추정 방식입니다. 제한된 정보만으로 합리적인 근사치를 구하는 데 유용합니다.

“시카고에 몇 명의 피아노 조율사가 있을까?”라는 황당해 보이는 질문도, 이 페르미 추정을 활용하면 막연한 시장을 구체적인 숫자로 치환해 낼 수 있습니다. 아래의 추정 공식을 따라가 볼까요?

시장 규모 추정 - 페르미 추정
단계 추정 논리 및 계산식 산출 결과
목표 질문 “시카고에 몇 명의 피아노 조율사가 있을까?”
1. 가구수 추정 시카고 인구 (약 300만 명) ÷ 가구당 평균 구성원 (4명) 75만 가구
2. 피아노수 추정 전체 가구수 (75만 가구) ÷ 피아노 보유 비율 (10가구당 1대) 7만 5,000대
3. 전체 조율건수 전체 피아노 수 (7만 5,000대) × 연간 평균 조율 횟수 (1회) 연 7만 5,000건
4. 1인당 조율건수 조율사 하루 작업량 (3대) × 조율사 연간 근무일 (250일) 연 750건 / 1인
5. 조율사 수 계산 시카고 내 연간 전체 조율건수 (75,000) ÷ 조율사 1인당 연간 조율건수 (750) 100명

단순한 가구수에서 출발하여, 피아노수, 조율건수로 논리적으로 쪼개어 내려가는(Break-down) 이 과정은 비즈니스 모델의 시장 크기를 검증하는 데 있어 매우 훌륭한 기초 체력이 되어 줍니다.

지금까지 우리는 시장의 ‘크기’를 어떻게 추정할 것인가에 집중하여 살펴보았습니다.

하지만 실무에서 시장 크기와 반드시 짝을 이루어 함께 살펴보아야 할 핵심 요소가 있습니다. 바로 해당 시장 내의 ‘경쟁 강도’입니다.

시장이 아무리 커도 이미 경쟁이 포화 상태라면 그곳은 피 튀기는 ‘레드오션(Red Ocean)’일 확률이 높습니다. 반대로 시장 규모는 작지만 경쟁이 거의 없는 곳은 훌륭한 ‘니치 시장(Niche Market)’이 될 수 있죠.

만약 그 사이 어딘가에서, 시장 크기는 준수하면서도 경쟁은 적고 향후 확장성까지 훌륭한 시장을 발견한다면 어떨까요? 그곳이 바로 우리가 그토록 찾는 ‘블루오션(Blue Ocean)’의 유력한 후보지가 될 것입니다. (시장 크기와 경쟁의 역학관계에 대한 심도 있는 논의는 추후 별도의 글을 통해 정리해 보겠습니다.)

* 다음 글 이어보기

이러한 기초 체력을 바탕으로 우리의 비즈니스를 3단계로 입체화하는 실전 프레임워크가 궁금하시다면

TAM SAM SOM 시장 규모 추정 (2편): 거대한 비전에서 현실적 목표 사이 에서 계속됩니다.

이 글의 발행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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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 혁신 전주기 솔루션 전문기관

더이노베이션랩은 혁신 여정의 동반자입니다. 12여 년간 1만 명 이상을 교육하고, 1천 개 팀 이상을 진단·코칭·컨설팅·멘토링하며 기업의 변화를 도왔습니다. 창의적 컨셉 개발부터 시장수요 검증·피보팅, 비즈니스모델 디자인·진단·검증, 경제성 분석, 플랫폼 전환과 생태계 디자인, 수평적·수직적 확장에 이르는 전주기 단계에서 워크샵, 코칭, 온라인 서비스 기반의 Innovation 솔루션을 제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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