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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국민이 깊은 슬픔에 잠겨있던 5월이 지나갔습니다. 애도의 물결에 동참하고자 5월의 오픈세미나는 건너 띄었습니다. 아직도 비극은 현재진행형이지만 각자의 자리에서 조금씩 우리의 일을 시작할 때입니다. 이제 6월이 되어 비즈니스모델포럼 오픈세미나는 제 8회를 맞았습니다. 예정대로 역삼동 나래빌딩 오픈콘텐츠랩에서 진행하였습니다.

금번 주제는 ‘색다른 세가지 경영전략’ 입니다. 전통적인 것과 새로운 것은 항상 충돌합니다. 경영전략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이러한 충돌이 서로를 배제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보다 한 단계 높은 수준으로 발전하고 진화하기 위한 것이기에 새로운 것이 주는 의미에 항상 관심을 기울이게 됩니다.

그 세 가지 주제는 바로 인문예술 경영, 플랫폼 경영, 이스라엘식 창업 경영입니다. 인문예술 경영은 사람에 대한 이해, 미적 통찰이 경영에서 중요해지고 있는 패러다임을 반영합니다. 플랫폼 경영은 관계와 세력, 판의 중요성에 의해 그 의미가 더 강화되고 있습니다. 이스라엘식 창업경영은 이스라엘식 탈경영 방식을 어떻게 국내에서도 접목할 수 있을 지 살펴봅니다.

각 분야에서 지식 공유 활동을 하고 계시고, 평소에는 모시기 힘든 세 분의 연사를 동시에 모시게 되었습니다. 각기 다른 관점의 경영 철학이 던지는 화두를 받아서 함께 토론하고 귀한 통찰을 나눠가는 시간이 되길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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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번째 연사는 인문예술 경영에 대해서 들려주실 SERI CEO의 정두희 PD님 입니다. SERI CEO는 대한민국 경영자를 위한 전문 지식플랫폼 입니다. 정 PD님은 SERI에 컨설턴트로 입사하여 콘텐츠 기획업무를 진행중이십니다. 그 과정에서 수천 건의 비즈니스 케이스 및 콘텐츠 아이템을 발굴 및 분석하셨고, CEO들을 대상으로 밀착 인터뷰를 통해 귀한 목소리들을 들어오셨습니다. 이렇게 수많은 콘텐츠들을 섭렵하시고 지혜와 통찰을 마주하시며 이른 결론은 무엇일까요?

정 PD님은 본론에 앞서 인상적인 사례들을 통해서 흡인력 있게 세션을 열었습니다.

“보드카 하면 무엇이 가장 먼저 떠오르시나요? 아마도 러시아를 떠올리실 것입니다. 그런데 보드카 시장의 1등은 바로, 스웨덴의 앱솔루트 보드카입니다. 전 세계 보드카 시장의 70% 이상을 장악하고 있습니다. 비결은 무엇일까요? 그것은 숨겨진 저력, 곧, 맛이 다르다는 것입니다. 보드카는 그저 쓰고 맛이 없습니다. 맛이 없는데 맛이 다르다. 무슨 뜻일까요?”

여러분은 알고 계셨나요? 저에게는 매우 놀라운 사실이었습니다. 그렇다면 정 PD님은 앱솔루트 보드카의 사례를 통해 무엇을 강조하고 싶으셨을까요?

“앱솔루트 보드카는 소울의 맛을 담고 있습니다. 암스테르담 건물 외벽에 앱솔루트 보드카의 모습이 있습니다. 중앙 아메키라 마야족 유물에서도 앱솔루트 보드카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벨기에 브루셀에서도, 프랑스 바스띠유 광장에도 앱솔루트 보드카를 느낄 수 있습니다. 세계 곳곳의 문화적 소울을 담는 것입니다. 그뿐만 아닙니다. 앤드 워홀 등의 작품과 결합하여 예술적 소울까지 담아냅니다. 술병을 아름다움의 극치로 승화시킵니다”

이어서 주신 또 다른 사례는 청중들을 더욱 놀라게 했습니다.

“3000천만원짜리 스피커 혹시 들어보셨나요? 1억원을 호가하는 TV는 어떤가요. 바로, 뱅앤올룹슨의 제품들입니다. 그 차별화의 핵심은 디자인 철학에서 나옵니다. 뱅앤올룹슨 제품은 그 고급스러운 이미지 만큼 벤츠, BMW 등에 탑재됩니다. 힐튼, 하얏트 호텔 등 고급 호텔 들에서도 뱅앤올룹슨의 제품을 고집합니다. 뱅앤올룹슨은 ‘심플’의 철학을 위해서 1천만 달러의 생산성을 손해보기도 합니다.”

앱솔루트 보드카와 뱅앤올룹슨, 서로 다른 두 사례가 주는 공통된 메세지는 무엇일까요? 정두희 PD님은 두 기업이 가지고 있는 저력의 중심에는 ‘미학의 힘’이 있다고 강조하셨습니다.

“사람들은 늘 새로움을 추구합니다. 사람들은 미적 감각에 지배를 받습니다. 감흥의 차이는 미학의 차이에서 옵니다. 미를 창조하는 사람이 결국 시장을 장악합니다. “

미학의 힘은 대단한 것 같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여기서 질문 하나를 더 던집니다. 미학은 그저 아름다움만이 전부일까요? 어느 굴지의 기업가는 ‘단 한 명의 예술가를 스카웃 한다면 누구를 선택할 것인가?’ 라는 질문에, 주저없이 레오나르도 다빈치를 선택했다고 합니다. 왜 일까요? 정 PD님이 그 답을 주십니다.

“다빈치를 보면 현실이 보인다고 합니다. 즉, 현실과 밀착된 예술을 한다는 것입니다. 예술가인 동시에 발명가였습니다. 실용적으로 의미 있는 예술성을 발휘했습니다. 다빈치는 그 비결로 관찰을 강조했습니다. 아름다움을 보기 위해서는 잘 관찰해야합니다. 그는 인체를 정확히 관찰하기 위해 수십 구의 시체를 해부하는 등의 실험과 도전을 마다하지 않았습니다.”

예술과 미학이 경영에서 얼마나 중요한지 보여주는 사례들을 보았습니다. 이제 정 PD님은 미학적 창조의 비결을 알려주십니다. 마지막 문단에서 이미 그 실마리를 보았습니다. 바로, 관찰이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관찰에는 크게 세 가지 종류가 있다고 합니다.

첫 째, 보이는 것을 관찰하는 것입니다.

“오랄비는 어린이들이 칫솔을 주먹으로 말아쥔다는 것을 깨달아습니다. 그래서 손잡이를 동그랗게 만들어서 큰 히트를 쳤습니다. 보이는 것을 잘 관찰한 사례입니다.”

둘 째, 보이지 않는 것을 관찰하는 것입니다.

“우리가 잘 아는 초코렛, 크런치바의 광고를 위해 아이디어 공모를 했습니다. 선택된 아이디어는 포장지 디자인에 어린 시절의 추억을 상징하는 것들을 채워넣는 것이었습니다. 역시 크런치바의 매출은 큰폭으로 상승했습니다. 사람들의 마음 속에 보이지 않는 욕구를 잘 관찰한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없는 것을 관찰하는 것입니다.

“다소 역설적인 문장입니다. 스티브 잡스의 말에 의하면 소비자는 무언가 우리가 보여주기 전에는 알지 못한다고 했습니다. 아이팟은 처음에 출시되었을 때 사람들에게 외면받았습니다. 불편하고 무엇을 어떻게 사용해야할지 몰랐습니다. 하지만 곧 대히트작이 되어 모든 MP3 플레이어들을 사라지게 했습니다. 이는 평소의 집요한 관찰이 반복되고 축적된 결과입니다. 그리하여 존재하지 않는 것까지도 관찰된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정두희 PD님은 혁신을 위한 중요한 제언을 주셨습니다. 자기 부정과 창조적 파괴입니다. 우리에게 익숙한 혁신의 사례들도 많습니다. 중요한 것은 그것을 어떻게 해석하느냐 입니다.

“마하 경영은 음속을 뛰어 넘는 것입니다. 기존의 방법으로는 이룰 수 없는 것입니다. 모든 것을 바꾸어야 합니다. 필로고로스라는 퍼포먼스가 있습니다. 인체로 모든 것을 표현하는 필로고로스는 ‘인체를 망각하라’는 커다란 자기 부정의 철학이 숨어있습니다. 샘소나이트는 여행가방에 킥보드를 결합하여 공항에서 킥보드를 타고 더 편하게 더 빠르게 짐을 옮길 수 있게 합니다.”

전문 피아니스트는 아니지만 정두희 PD 님의 피아노 콘서트는 늘 매진 행렬입니다. passion & fashion 이라는 주제로 패션쇼와 피아노 공연을 함께하는 것이 그 비결입니다. 전혀 어울리지 않는 것을 조합하여 새로운 것을 창조합니다. 이 사례와 관련하여 정 PD님의 철학을 들어봅니다.

“위대한 초현실주의 예술가 르네 마그리트는 데페이즈망 기법을 이미 창조했습니다. 그것은 우리의 주변에 있는 대상들을 매우 사실적으로 묘사하고 그것과는 전혀 다른 요소들을 작품안에 배치하는 방식입니다.”

“기록을 경신하기 위해서는 완전히 다른 방식 실행을 해야 합니다. 17세의 한 무명 배영 선수가 1분의 벽을 깬 비결은 아무도 생각하지 못했던 플립턴이었습니다. 높이뛰기의 한계를 넘어서게 된 것도 배면뛰기라는 새로운 뛰기 방식으로 가능했습니다. 숨겨진 공통된 비밀은 바로 무게중심 입니다. 신체의 무게중심을 몸의 중심에서 몸 바깥 방향으로 벗어나게 한 것입니다. 그 결과 신체의 한계를 극복하게 된 것입니다.”

오늘의 결론은 ‘무게중심의 이동’입니다. 혁신도 자기 부정도 결국 무게 중심을 어디에 두느냐의 문제입니다. 달리 말하면 전혀 새로운 관점을 가지는 것입니다. 그것은 바로 미학적이고 인문적인 관찰과 발견, 그를 통한 통찰에서 나온다는 것을 알 수 있게 해준 귀한 시간이었습니다.

  • Q. 앞으로 개인적으로는 어떤 창조를 위해 노력할 것인가.
    A. 끊임없이 새로운 콘텐츠를 만들고 경영자에게 필요한 새로운 지식을 골라서 나누어 주는 것은 기본.
    서로 관계 없는 지식들을 모아서 새로운 메세지를 줄 수 있는 지식 콘텐츠를 제공하고, 우리의 콘텐츠를 새로운 무게 중심으로 옮기는 작업을 진행해 나갈 예정
  • Q. 인문, 예술 접목하는 경영이 왜 중요한가. 무엇을 배울 수 있는가.
    A. 예술적 창작 활동에서 배우는 인사이트와 소양을 비즈니스에서도 충분히 활용할 수 있다. 인문학은 통찰의 학문, 경영은 순간 순간에 필요한 통찰의 힘은 인문학에서 온다.
  • Q. 예술가가 극소수인것 처럼 예술적 역량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도 소수일텐데, 예술 경영을 하기 위해서 어떠한 노력을 할 수 있을까.
    A. 예술가의 정의를 달리해보자. 누구나 예술가가 될 수 있다. 실제적인 예술적 행위를 하지 않아도 일상의 창조의 매커니즘 안에 그러한 잠재력을 키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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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연사는 역시 SERI에서 오랜기간 ‘플랫폼’에 대해서 연구해오신 최병삼 수석님이십니다. 주요 관심사는 기업과 정부의 플랫폼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전략 및 정책 연구입니다. 최근에는 ‘플랫폼이 경영을 바꾸다.’ 라는 책을 집필하셨을 만큼 플랫폼에 대한 조예와 내공이 남다르십니다. 최수석님의 이력도 색다른데요. KAIST에서 기계공학을 공하시다가, 동대학원에서 경영학 박사학위를 받으셨습니다. 현재는 SERI의 산업전략 1실에서 수석연구원으로 재직 중이십니다. 공학적 소양이 바탕이 된 경영학자의 플랫폼 이론에 대한 철학이 매우 궁금해지는 강연입니다.

최수석님은 플랫폼 그 자체에 대한 이야기를 길게 늘어놓기 보다, 플랫폼으로 경영을 어떻게 바꿀 것인가에 대한 이야기를 하겠다는 다짐을 하셨습니다. 그러한 맥락으로 아래와 같은 선문답으로 세션을 시작하셨습니다.

“그동안 우리는 히트상품을 어떻게 개발해서 판매할까에만 집중했습니다. 히트상품은 그 유행이나 시기가 지나고 나면 또 다시 개발해내야 하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그것을 지속 가능하게 할까요.”

그 정답은 아마존에 있습니다. 아마존은 온라인 서점으로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아마존이 다양한 히트 상품을 냈고, 현재는 구글을 위협할 정도로 가장 성장이 빠른 기업이 되었습니다. 아마존은 어떻게 이렇게 지속적이고 가파른 성장을 할 수 있었을까요?

“98년 노스웨스턴 대학교 쏘니 교수는 플랫폼 트리킹 보고서에 그 해답이 있습니다. 바로 플랫폼 경영에 비밀이 있습니다. 아마존은 플랫폼 경영을 가장 잘 하는 기업입니다. 쏘니 교수에 따르면, 기존에 알고 있는 고객, 기술, 프로세스 조직 역량 등 다양한 관점에서 공통 분모가 있다고 합니다. 그것을 플랫폼으로 정하고 그것을 바탕으로 새로운 상품을 만들어 내는 토대를 마련해 나가는 것입니다. 그 기반에서 상품을 만들어 매출이 나면 다시 플랫폼의 공통 분모에 재투자되는 선순환이 이루어지게 되는 것입니다.”

“아마존이 새로운 상품을 만들어낸 과정이 바로 그렇습니다. 인터넷 서점으로 시작하여 많은 상품을 팔고 많은 고객을 확보하게 위해 인프라를 확대했습니다. 좋은 상품을 추천하기 위해서 알고리즘도 연구개발했습니다. 또한 이러한 인프라를 유지하는 것 이상으로 상품화 하여 기업에 판매하게 되었습니다. 그것이 아마존웹서비스입니다. “

제프 베조스가 아마존의 비전을 냅킨에 그린 것이 바로 플랫폼의 시초였다고 합니다. 제프 베조스가 설계한 플랫폼의 구조는 다음과 같습니다.

“고객 들에게 판매를 통해 최초 만족을 시켜주면 방문자 수가 올라갈 것이고, 그렇게 되면 다시 판매가 많아지게 됩니다. 그러면 규모의 경제가 되어 비용 하락하고 가격 하락하여 고객들이 더 큰 만족을 느끼게 된다는 것입니다. 단순히 많이 파는 것에만 집중하지 않고, 선순환하는 생태계, 즉 토대를 마련하려는 계획을 이미 아마존 초기에 구상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

그렇다면 이런 토대를 만들어가는 방법은 무엇일까요.
첫 번째로, 파이를 키우는 것입니다. 최수석님은 플랫폼이란 혼자만의 게임이 아니며 모두가 함께하는 판을 키우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역설해주십니다. 이해를 돕기위해 대표적인 사례들을 소개하셨습니다.

“테드는 지식을 가진 사람이 자신이 가진 것을 나누는 장입니다. 1984년에 시작한 테드는 이제 세계에서 가장 규모가 큰 지식 플랫폼이 되었습니다. 그 비결은 무엇일까요. 바로 TEDx 입니다. 그것은 테드와 똑같은 포맷으로 전세계 어디에서 개최할 수 있도록 한 것입니다. 테드가 자신만의 공간에서 자신만의 행사로 만들어 왔다면 지금처럼 성장하기 어려웠을 것입니다. 바로, 라이센싱 전략을 통해 전세계에 지식 혁명의 생태계를 만들수 있게 된 것입니다. “

물론, 판을 키우기보다 파이를 독식하려다 실패한 사례도 있습니다.

“‘베터플래이스’라는 이스라엘 기업은 전기자동차의 배터리를 충전이 아닌 교체를 통해서 충전 시간을 단축시켰습니다. 그런데, 아직 사람들은 가솔린 자동차에 익숙함을 버릴 수 없고, 이 서비스는 닛산차만 지원한다는 한계가 있었습니다. 그 외 여러 가지 제약때문에 커지지 못하고 결국 사업을 철수하게 되었습니다. 배터플레이스가 실패하게 된 배경에는 여러가지 해석이 있겠지만 유력한 한 가지는 플랫폼을 자기 혼자 만들고 자기 혼자 독식하려 했다는 것입니다. “

“생태계나 플랫폼에서 파이를 키운다는 것은 매우 어렵습니다. 내 몫만 키우려고 하기 보다는 전체의 몫을 먼저 키우고, 그 이후에 내 몫을 가져가는 전략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다음으로 유명한 치킨&애그 문제를 구글 헬쓰의 사례를 통해서 지적하셨습니다. 구글 헬스는 PHR 개인의 의료정보를 수집하는 데이터 플랫폼 이었습니다. 그러나 개인이나 환자 모두 접근하기 힘든 구조였습니다. 데이터의 책임 문제도 해결하지 못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환자도 전문가도 서로 볼륨이 커질 수 없었습니다.

“사용자가 빠르게 증가하기 위해서는 네트워크 효과를 기대해야 합니다. 바로 이용자 수가 임계점을 넘어야 하는 것이죠. 여기서 닭과 달걀의 문제가 발생합니다. 정보의 제공자와 이용자 두 그룹 각자가 의미 있는 수치 이상이 되어야 각자의 수가 증가합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각자의 볼륨을 키울 수 있을까요. 여기서 세 가지 전략을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첫 번째로, 여러가지 보조제 등의 수단으로 한쪽을 의미있는 수까지 끌어들입니다. 그렇게 되면 자연스럽게 다른 한쪽이 플랫폼에 참여하게 되어 선순환의 구조를 만들게 될 것입니다. 두 번째로는 양쪽을 번걸아 가면서 조금씩 천천히 키우는 것입니다. 오랜 시간 조금씩 플랫폼을 키워나가는 과정입니다. 마지막으로 조건부 확장입니다. ‘당신이 들어오시면 다른 한 쪽도 들어오기로 되어있습니다.’ 라고 서로를 중재해 주는 것이죠.”

고객 하나하나 잡는 것도 중요하지만 결국 고객의 네트워크가 중요합니다. 누가 누구를 끌어들일 수 있고, 설계자는 누구를 무엇으로 끌어들일 수 있는지를 고민해야 하겠습니다.

다음으로 ‘컨트롤’입니다.

“게시판에 안좋은 것들이 많이 올라오는 경우가 있습니다. 유투브의 사례에서는 게시판에 원치 않는 것이 계속 올라오는 경우 어떻게 해결했을까요. 유투브에 개인이 올리는 영상 중에는 저작권 문제를 가지고 있는 자료가 많이 있습니다. 이럴 때 유투브는 저작권 문제가 있는 자료를 금지하는 대신, 저작권을 보호받고 싶은 콘텐츠는 샘플을 받아서 저작권 문제 발생 시에 라이센싱을 제안했습니다. 양쪽 서로에게 이득인 윈윈전략을 제안한 것입니다. 이것은 단순히 서로에게만 좋은 것이 아니라, 생태계 전체가 자발적으로 진화해 나갈 수 있는 매커니즘을 만들어낸 것입니다.”

그렇다면 이러한 컨트롤을 넘어서는 인센티브는 무엇일까요. 여러분 좋아하시는 나이트클럽의 사례를 보면 알 수 있다고 합니다.

“나이트클럽은 절대로 남녀가 같은 돈을 지불하지 않습니다. 나이트클럽이라는 플랫폼은 남자와 여자 양쪽이 균일하게 섞여 있어야 많은 고객을 유치하게 됩니다. 남자에게 좀 더 많은 입장료를 걷고 여자들에게는 무료 입장이라는 편익을 제공합니다. 왜 그럴까요? 플랫폼에 참여하는 양쪽 모두 동일한 가치와 편익을 느끼지 않기 때문입니다. 가치 부등식에서 값보다 가치를 더 느끼는 사람들을 끌어들이기 위해 보조제를 제공하는 전략이 필요한 것입니다.”

“애플 앱스토어는 개발자들에게 편익을 제공하여 생태계 활성화하는 전략을 활용했습니다. 기타 이러한 전략으로는 Freemium 전략, 스폰서 찾아내기, 그리고 사용자들을 대신해서 돈을 내줄 수 있는 주체를 찾아내는 것 등이 있습니다. 물론 그 주체도 플랫폼에 참여함으로서 그에 상응하는 가치를 얻어갈 수 있어야합니다. “

결론입니다. 기업의 생존 부등식이라는 것을 모두 기억할 것입니다. ‘가치 > 값’ 로써 사용자가 느끼는 가치가 값보다 커야 한다는 것이죠. 최수석님은 플랫폼 관점에서 다른 공식을 적용해야 한다고 말씀을 마지막으로 세션을 마무리 하셨습니다.

“플랫폼에는 시그마가 씌워진 가치 부등식이 적용되야 할 것입니다. 즉, 여러 주체들이 느끼는 가치의 합이 가격의 합보다 높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즉, 플랫폼의 관점에서는 개별 개체의 고객 가치만을 생각해서는 안된다는 것입니다.”

  • Q. 개인에게는 플랫폼이 어떻게 적용 될 수 있을까.
    A. 플랫폼은 흔히 마켓플래이스, 장터를 생각하기 쉬운데 내가 하는 활동들의 공통 분모를 생각하면 된다. 내가 하고 있는 다양한 일들의 공통 분모는 무엇일까를 고려하여 어느 분야의 누구를 만나든 그 주제를 중심으로 사람들이 교류할 수 있도록 한다. 그 결과, 나를 통하여 지적 교류가 발생하고 연결이 이루어진다면 개인의 입장에서 플랫폼으로 진화해 나가는 과정이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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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으로 비즈니스모델포럼 오픈세미나 역사상 최연소 연사를 소개합니다. 자신을 이스라엘 스타트업을 위한 1인 미디어인 ISUP의 대표로 소개하는 유채원님입니다. 이스라엘 및 실리콘밸리 지역을 포함하여 100여개의 스타트업을 인터뷰하고 돌아와서 현재는 BeSuccess에 이스라엘 그녀의 startup을 연재중입니다. 약 100여개의 스타트업을 인터뷰하면서 모아온 이스라엘의 비밀이 궁금합니다.

유채원님은 이스라엘의 EXIT 경영에 대해서 소개했습니다. ‘EXIT 하다’라는 의미에서 EXIT 경영인데, 도대체 이스라엘은 무엇에서 벗어날 수 있었을까요? 이스라엘의 탈경영적인 철학과 문화에 대해서 그녀의 생생한 스토리를 통해 풀어냈습니다.

우선 이스라엘의 개괄적인 특징에 대해서 소개합니다.

“이스라엘은 우리나라와 쌍둥이 같은 나라로서. 인구도 적고, 주변 아랍국가에 둘러싸여서 지리적으로 고립된 나라인데도 굉장한 성장을 이루고 있습니다. 스타트업만 국내 5000개로 인구대비 가장 많은 스타트업을 가지고 있고, 해외자본이 집중되어, 가장 많은 나스닥 상장 기업수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스라엘은 그럼 무엇을 통해 그런 업적을 이루었을 까요? 말 그대로 EXIT를 잘해서라고 유채원님은 역설하십니다. 구글이 웨이즈를 1조원 인수하고, 애플에 프랜즈 4천억에 인수하는 등 . 2013 한 해 인수합병이 68억 달러 규모에 달합니다. 이렇듯 많은 스타트업을 빠르게 성장시켜 좋은 가치에 매각시키는데 매우 유능합니다.

이스라엘의 EXIT 경영이란 이와 같이 실제 Exit를 잘하는 경영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고, 동시에 E.X.I.T 각 알파벳 글자가 의미하는 네 가지 특징을 이스라엘의 장점과 잘 연결시켜서 설명합니다.

E, Excution

“실행력은 스타트업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입니다. 아주 재밌는 비유가 있습니다. 바나나를 곧게 펴주는 기계를 만들어야 한다는 미션을 주면 미국과 이스라엘은 각각 어떻게 그것을 해결할까요? 실리콘 밸리는 심도있는 토론과 예측, 비즈니스 디자인 과정 등을 통해 3~5년에 걸친 긴 연구 개발을 통해 이루어 냅니다. 반면, 이스라엘은 서로 옥신 각신 다투는 과정은 최소화하고 무조건 만들고 봐요.”

“이스라엘에서 스타트업 컨퍼런스와 데모데이 등의 자리에 늘 함께하며 각광받는 17세의 소년이 있습니다. 이 친구는 스타트업 지도를 만든 17살 소년입니다. 이것이 필요할지 필요하지 않을지 심각하게 고민하고 생각하는 시간 대신 일단 만들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보였고 일약 스타로 떠오르게 되었습니다. “

유채원님이 이스라엘 경험 중 엠마 부틴의 스토리가 인상적입니다. 이스라엘은 생각나면 바로 실행해버리는 강력한 실행의 문화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실감하게 했습니다.

“엠마부틴씨와 멘토링을 진행하기로 했어요. 매주 하루씩 10분 레슨을 통해 본인의 노하우를 나누는 취재를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처음 만난 바로 그 자리에서 어떤 준비도 없이 바로 시작했어요. 즉, 촬영 도구, 장소 등 격식을 탈피하고 바로 취재에 들어간 것입니다. 엠마부틴씨는 실행이 중요했던 것입니다.”

X, X out 자기를 부정한다는 뜻입니다. (이것은 정두희 PD님의 자기 부정의 메세지와 일맥상통 하네요)

“70세 노인과 소년의 사이에 편견과 격식 없는 대화가 가능한 곳이 이스라엘입니다. 이스라엘에서는 아이에게도 스스로 결정하도록 합니다.”

한 아이가 유채원님에게 버릇없이 구는 행동을 했다는 일화가 있습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부모는 꾸짖지 않고 그대로 둔다고 합니다.

“결국 아이가 스스로 판단하고 시행착오를 통해 옳은 결정을 할 때까지 스스로 내버려 둡니다. 또한 험한 환경에도 아이들을 그대로 방임합니다. 8살 아들을 홀로 비행기에 태워 해외로 보낸 사례는 정말 충격적입니다.”

이스라엘에서는 바르미찌바라는 큰 의식이 있다고 합니다. 이스라엘 교육의 진정한 힘입니다.

“아이들이 13살이 되면 성인식을 치릅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결혼식처럼 아주 성대해요. 더욱 놀라운 것은 참가자들이 1천만원 상당의 축하금을 모아서 성인이 된 아이에게 자유롭게 쓰도록 증여합니다. 아이는 그 돈으로 주식, 채권등에 투자하여 어린 나이에 사회에 참여하게 됩니다. 그 과정을 통해 사회에서 돈의 가치와 경제적 관념에 대해서 스스로 터득해나가는 것이겠죠.”

“나이 71세의 USB 발명가는 여전히 창업중입니다. USB 발명으로 1조원 거부가 되었지만, 그는 안주하지 않았습니다. 아쉽게도 한 번의 실패를 통해 모든 돈을 잃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 도전하고 있습니다. 자신의 나이를 잊고 여전히 도전하는 삶을 살아가고 있습니다. 이스라엘에서는 이것이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Interact, 즉 소통입니다. 이스라엘 사람들은 낯선이와도 늘 열린 자세로 소통할 준비가 되어있습니다. 유채원님의 어느 특별한 하루에서 이스라엘 사람들의 열린 자세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약속 시간까지 촉박한 상황에서 전혀 길을 찾을 수 없었어요. 저는 다른 방법이 떠오르지 않아 아무 집에 노크를 하고 도움을 청했습니다. 1시간 거리나 되는 약속 장소까지 직접 동행해 달라고 했습니다. 자다가 나온 그 사람은 전혀 거북한 기색없이 무사히 저를 바래다 줬어요. 그리고 우리는 많은 얘기를 나눴어요”

“이스라엘은 국가적으로 소통하는 문화가 깊게 자리잡았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가 있습니다. SPACE IL 이라는 이스라엘 전국민 프로젝트 입니다. 달에 비행물체를 보내기 인데요, 전국민 남녀노소 누구나 참여하는 오픈 프로젝트입니다. 이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리더는 아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주고 싶다고 합니다. 하나의 프로젝트를 중심으로 온국민이 이렇게 소통할 수 있는 나라가 또 어디에 있을까요.”

Time, 달리 말하면 쉼, 여유 입니다.
이스라엘에는 불문율 같은 것이 있습니다. 일에서 벗어나서 휴식을 취하라는 것입니다. 일요일에는 TV, 핸드폰 등의 미디어 기기를 모두 끊고 오로지 사람과 가족과 자신에게 집중합니다. 버튼을 누르는 것 조차 일이라 아예 모든 것을 꺼놓습니다. 엠마 부틴은 이렇게 말합니다.

“이스라엘의 천재성의 근원은 샤밧, 즉, 안식일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바로 휴식이지요. 용티플이라고 하는 기념일이 있습니다. 모든 차량의 운행이 중지되는 날입니다. 그날은 모든 아이들이 자전거를 타고 고속도로를 마음껏 달립니다. 이러한 진풍경은 어느 나라에서도 볼 수 없습니다. 오히려 완전히 무언가를 제한할 때 창의적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스라엘이 이렇게 위계와 권위에서 벗어나서 같은 위치에서 소통할 수 있는 비결은 적극적으로 요청하고 도와주는 문화에서 비롯된다고 생각해요. 질문 하는 것도 오히려 이기심으로 내가 궁금하면 무조건 묻는 용기가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한 편의 긴 이스라엘 여행기를 전해 들은 듯 다이나믹하고 다채로운 스토리가 많은 풍성한 발표였습니다. 그들이 왜 창업국가가 되었고, 스타트업 세계에서 좋은 성과들을 만들어내고 있는지 실제적으로 알 수 있게된 시간이었습니다. 어린 나이에 많은 경험을 쌓고 있고 실행과 도전을 지속하고 있는 유채원님의 미래가 기대되는 시간이었습니다.

  • Q. 어렸을 때부터 같은 입장에서 논쟁하고 토론하는 문화, 그런 관점에서 우리나라는 어떻게 그렇게 따라할 수 있을까?
    A. 바르미찌바의 문화처럼, 아이들에게 자율성과 개방성을 주는 문화가 정착된다면 좋겠다. 자신의 나라, 자기의 정체성에 대한 자긍심을 심어주는 교육을 할 수 있다면 좋겠다.
  • Q. 실패에 대한 사회적 인식은 어떤가. 실패가 잘 활용되어진 예는?
    A. 실패에 대한 사례가 대단히 개방적인다. 계속해서 실패함으로써 쌓은 노하우를 대단히 존중한다. 서로 싸우고 논쟁하는 토론문화가 있다. 그것을 서로 인정한다.